주일 오후 모든 예배를 마치고 밤 기도회를 준비하며 잠시 쉬는 시간에 영국 분인 남편이 위암말기로 이미 사형선고를 받고 투병 중인 성도로
부터 전화가 왔다. "목사님 아무래도 남편이 오늘을 넘기기 어려울 것 같아요. 지금 사경을 헤메는 혼수상태인데 오셔서 예배라도 드려 주시겠어요?" 목사에게있어 특권이요,축복이 곧 예배인도일진데 무엇을 생각하고 망설임이 있을 수 있겠는가? 싶어 한 걸음에 맨하탄소재 암센터 병원으로 달려갔다. 도착해 병실에 들어서니 딸과 함께 기다리고 계셨다. "목사님, 다행이 고비는 넘겼고 지금은 의식도 조금 돌아왔어요." 목사는 예배를 통해 사람을 하나님께로 인도하는 중보자로서 제사장의 사명을 감당해야하듯 남편되는 영국 분을 복음으로의 초대를 하며 구원의 확신을 갖도록 인도했다. 그리고 동행한 성도들과 환자를 위해 병실이 떠나가도록 합심기도를 뜨겁게 그리고 간절이 드렸다. 예배를 마치자 그는 화색이 도는 얼굴로 "고맙습니다. 건강을 회복해서 꼭 여러분 섬기시는 교회에 나가 예배를 드리겠습니다."라고 인사를 건네자 옆에서 간병을 거드는 따님이 이렇게 말을 이어갔다. "그래요, 아빠 꼭 건강회복하셔서 목사님 교회에 나가 간증을 하세요." 아주 간절한 바램을 담아 전하는 아버지를 향한 따님의 사랑을 느낄 수 있었다. 모두가 웃으며 "할렐루야, 아멘"으로 화답했다. 나는 머리가 다 빠진 그 분에게 이렇게 덕담을 하였다. "머리카락이 생기면 꼭 예수님을 닮았겠다"라고 하자 그는 고통 중에서도 큰 쉼을 내쉬며 환하게 웃었다. 옆에서 지켜 보던 아내는 "목사님, 제가 이 사람하고 살아온 지난 40년 가까이 정말 행복했습니다. 남편은 한국에서 파일롯으로 근무하는 건장한 사람이었고 딸은 탈렌트를 했어요."라며 과거의 행복했던 시절을 떠올리며 말을 이어갔다. "그리고 미국에 와서 좋은 동네에 새집을 장만 이사해 살기로 해 놓고 갑자기 쓰러져 이렇게 되었어요. 이 양반만 건강하면 저는 아무 걱정이 없는 사람인데 말이죠." 하면서 짧은 한 숨을 내 쉰다. 이에 나는 "인간적인 행복은 하나님을 멀리하게 되는 영적위기가 되는 반면에 인간적인 위기는 도리어 하나님을 가까이하게 되는 신령한 축복이 됩니다."라고 대답하였다. 심방대원을 배웅하기위해 모녀가 함께 병실을 나섰다. 복도를 따라 의사들이 지나가자 이내 반가운 모습으로 인사를 주고 받던 성도는 "담당 의사들 가운데 총각들이 있는지 우리 딸에게 관심을 보이며 아빠를 잘 보살펴준다"며 자식자랑을 이어나갔다. "이전에 국민배우 안성기씨와 함께 커피광고(CF)도 했어요" 그러나 내가 동의 할 수 없다는 표정을 지었다고 생각하셨는지 "우리 딸이 오늘 아빠 간병때문에 밤을 새고 화장을 안해서 그렇지 화장하고 가꾸면 정말 예뻐요." 라며 부연설명까지 하신다. 심방을 마치고 다시 교회로 돌아와 밤 9시 기도회시간에 성도들에게 특별 중보기도를 부탁하며 함께 기도하므로 주일을 마무리하였다. 다음 날 출근하지 않는 아내는 아침부터 대청소한다고 집안을 들었다 놓더니 이제는 빨래를 한다며 이불과 옷 가지를 들고 왔다갔다 설쳐댄다. 그리고는 햇살이 내리쬐는 마당에 줄줄이 빨래감을 내다건다. 이윽고 집안에 들어와 조용히 차 한잔을 마시며 창밖의 빨래들을 바라보며 이렇게 중얼거린다. "아! 햇살에 깨끗하게 널려있는 빨래를 보니 행복하다." 그러면서 갑자기 나에게 말을 건넨다. "어때요, 저 빨래를 보면서 행복하지 않으세요?" 나는 아무 대답을 하지 않았다. "예스" 하자니 감동이 없었고 "노" 하자니 말꼬리에 잡혀 말이 길어질것 같았기 때문이다. 잠시 후 점심을 준비한 아내와 식탁에 마주 앉았다. 나는 비로서 행복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또 내일 부터는 아내의 직장생활로 내가 손수 식탁을 준비해야 하기 때문이었다. 잠시 행복을 느끼는 사이 전화벨이 울렸다. "여보세요?" "목사님! 어제 심방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환자의 딸에게서 온 전화였다. "목사님, 기도해 주셔서 아버지가 많이 좋아지셨어요. 너무 감사합니다." 목사에게있어 참 행복은 욕구의 만족에서 오는 것이 아니라 바로 이런 것이라는 생각이 스쳐갔다. [출처] 행복 (幸福, Happiness)|작성자 NYG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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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 2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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