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편지라는 말은 거의 생소하기까지 한다.
언제부턴가 소위 이 메일이라는 전자우편시대가 열렸기 때문이다. 과거에는 우편을 확인하고 기다렸던 이유가 바로 편지를 받기 위해서였다. 그러나 지금은 우편함을 확인하는 것이 겁이 날 정도다. 왜냐하면 우편물의 거의가 매달 지불해야 하는 고지서, 청구서, 계산서와 같이 돈 내라고 하는 Bill 이 주를 이루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민사회 유행어 중에 “빌(Bill) 빌 거리며 산다”는 웃지 못할 말이 있을 정도다 이런 삭막하고 각박한 삶 속에 한 줄기 단비 같은 편지를 얼마 전에 직접 자신의 손으로 쓰고 배달한 한 청년의 편지를 받았다. 참 오랜만에 보는 노란 편지지 두 장에 깨알 같은 글씨로 빈틈없이 채워 접은 두툼한 편지였다. 칼럼형식이긴 하나 사적인 내용을 공개하는 것이 혹 상대에 대한 무례요 무리란 생각이 들어 망설이긴 했으나 마음의 감동을 그냥 혼자만 간직하는 것보다 함께 나누는 것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고 또 나의 소감을 간접적으로나마 전달하기 위함이다. 전체적인 내용을 정리하면 이렇다. 수신자인 목사에 대한 인사와 감사 그리고 짧지만 그 동안 뉴욕정원교회에서의 신앙생활 속에 느꼈던 이야기들과 간증 마지막으로 자신이 앞으로 나아가야 할 방향과 목표에 대한 부분으로 요약이 되는데 그 내용을 일부 옮겨 적어 본다. “뉴욕정원교회 캡틴 주효식목사님께” 목사님 안녕하십니까? 000입니다. 평소 교회에서 자주 뵈었지만 제가 숫기가 없고 아무래도 목사님이신지라 조금 어려운 감이 있어 이야기를 자주 나누지 못한 것이 아쉬웠습니다. 이렇게 글로나마 그간 감사했던 것에 대해 표현하고자 합니다. 먼저 정말 짧은 기간이었지만 뉴욕정원교회에서 꿈 같은 나날을 보낼 수 있었음에 감사 드립니다. 목사님께서 맨하튼 중심에 교회를 세우심으로 저와 같은 “객”이 따스함을 느끼고 위로를 받아 하나님 앞에 바로 설 수 있었습니다. 처음 예배를 드리고 목사님의 설교를 들었을 땐 솔직히 “아니 이렇게 설교 잘 하시는 목사님이 왜 이런 작은 교회에 계시는가?”하는 생각도 했었습니다. 그런데 타임 스퀘어 광장 기도회를 다녀오고 나선 저의 생각이 완전히 바뀌었습니다. “하나님께서는 세상의 중심 뉴욕에서 그것도 가장 많은 인파가 모이는 성전인 타임스퀘어 광장에서 하나님의 말씀을 전파하게 하시기 위하여 주목사님을 보내셨구나. 정말 큰 믿음이 없이는 감당할 수 없는 일이기에 이 다락방 같은 작은 교회에 보내셨구나” 하는 생각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사실 첫 날 타임스퀘어 광장에서의 기도회는 저에게 신선한 충격이었습니다. “이렇게 적은 인원으로 반주도 없는 찬양으로 이 곳을 변화 시키겠는가? 이 우수한 사람들에게 영향을 미치고 감동을 줄 수 있겠는가?” 하는 끝없는 의문과 회의감이 들었습니다. 그러나 저는 지금 확신합니다. 뉴욕정원교회의 작은 겨자씨들을 통하여 하나님께서 타임스퀘어 광장을 흔드실 것을, 또 뉴욕 땅을 나아가 이 세계를 변화시키실 것을 저는 믿습니다. 저에겐 정말 터무니없어 보이는 기도제목이었지만 우리가 정해놓고 기도하는 극장과 카페도 주님의 전으로 삼아 주실 것을 이제는 믿을 수 있습니다. 짧은 시간이었지만 정말 말도 안 되는 믿음을 가지고 교회를 이끌어 가시는 “캡틴” 주목사님과 또 그 길을 묵묵히 따라가는 성도님들을 보며 저 역시 많은 믿음의 도전을 받고 성장 할 수 있었습니다. (중략) 초창기엔 인사도 잘 안 받아 주시는 목사님에 대해 서운한 마음도 있었습니다. 삼 주째였나 타임스퀘어 광장 기도회에서 목사님께서 제 이름을 부르시며 “여행 와서 교회에 있는 시간이 더 많네”라고 하실 땐 인정받는 거 같아 기쁘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금요 철야 때 그 날 따라 다같이 한 가지 기도제목을 놓고 기도했는데 그 날 낮에 무료 일일카페에서 수고한 사람들의 이름을 목사님께서 설교 중에 언급하셨습니다. 당시 저는 밤새 쿠키를 만들고 낮에 나와 전도지를 돌린 내 수고는 언급하지 않으시는 목사님에 대해 서운한 감정이 생겼습니다. 그런 마음으로 기도하는데 갑자기 통성기도 후 목사님께서 저에게 대표기도를 시키셨습니다. 기도를 덤덤하게 마치긴 했지만 왠지 저는 저의 추악한 마음이 들킨거 같아 굉장히 많이 울며 뉘우쳤씁니다. 저의 부르짖는 기도도 왠지 사람앞에 인정 받고 싶어 드리는 것 같아 굉장히 부끄러웠습니다. “아, 나는 하나님의 일을 하며 사람의 인정만 갈구했구나…. 사람들의 시선을 의식하며 진정한 마음의 헌신을 하지 못하였구나…” 목사님께서 의도하셨는지 아닌지는 알 수 없으나 저는 그 날 정말 많이 깨어지고 뉘우쳤습니다. 정말 감사하는 마음 뿐입니다. 목사님 저는 다시 돌아오겠다는 말은 함부로 하지 않겠습니다. 아무튼 정원교회는 저에게 제 2의 고향이 되었습니다. 저는 앞으로 뉴욕하면 엠파이어 스테이트빌딩보다 뉴욕정원교회가 가장 먼저 떠 오를 것 같습니다. 그리고 목사님 정말 얼마 안 되지만 목사님 비상금으로라도 쓰시라고 $50 헌신합니다. 정말 보잘것없는 금액이지만 사렙다 과부의 헌신이라 생각해 주시고 기도해 주세요. 목사님 끝으로 늘 건강하시고 담대한 믿음으로 타임스퀘어 광장이 무너지는 그 날까지 아니 그 이후로도 주님 안에서 귀한 사역 이루시길 기도하겠습니다. 목사님과 사모님과 귀한 교회 식구들이 베풀어 주신 사랑을 평생 잊지 못 할 것 같습니다. 다시 뵙는 그 날까지 영적, 육적으로 늘 강건하세요. 주님의 귀한 사역을 늘 응원하는 000 드림 P.S 교회 홈페이지에서 좋은 칼럼 잘 보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글 많이 올려 주세요~ 이 이상 더 좋은 칼럼이 어디 있을까 해서 너의 허락도 없이 올리게 되었다. 더 이상 의미부여나 언급을 하지 않으련다. 때묻지 않은 순수하고 소중한 글을 훼손할까 염려가 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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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 2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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