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 기도회를 위해 교회로 가는 자동차안에서의 대화이다.
운전 중에 잔 기침이 나오자 차 안에 동승한 사람들에게 미안한 마음에 이렇게 혼자 말처럼 중얼 거렸다. “목 감기로 잔 기침을 하고 또 가래가 나온지 1달이 다 되었는데도 낳지를 않네, 예전에는 아무리 심한 독감도 하루나 이틀 고생하면 낳았을 뿐 아니라 워낙 성대가 좋아 가래라는 건 나온 일이 없었는데…..” 하며 말을 흐렸다. 그 때 뒷 좌석에서 앉아계시던 협력목사님께서 젊잖은 목소리로 한 말씀하신다. “ 늙어서 그래요” 평소에 과묵하리만큼 말씀이 없으신 분이시라 더욱 무게를 느낄 수 있었고 어제 저녁 집에서 가족과 함께 식사를 하던 중에 똑 같은 소리를 들어 더욱 의미심장하게 들려왔다. “잔 기침이 나오면서 가래가 나오는 것이 참 이상하다. (집에서 키우는 애완견을 의심의 눈초리로 바라보며) 혹시 저 녀석때문은 아닐까?” 라는 말이 떨어지기가 무섭게 두 아들이 이구동성으로 이렇게 합창을 하며 확신을 가지고 단정을 한다. “아니요, 아빠가 늙어서 그래요” 하며 강아지를 안고 각자 자기 방으로 돌아간다. 타고난 건강으로 하루 이틀이면 낳았다거나 좋은 성대를 가졌다는 타당성과 애완견을 문제의 원인으로 설득력있게 지목을 해도 결국 이 한방(늙어서 그렇지)에 묻히고 만 셈이다. 어린아이로부터 어른까지 그렇다고 하니 나는 더 이상 변명이나 항변의 여지는 물론 전문 의사의 진단도 없어 좀 억울하긴 해도 그냥 늙어서 그런 것 즉 노화현상[老化現象, senile change] 이 기정사실화 되어 버렸다. 사실 다양한 노화현상이 이미 진행되어 오던 터라 달리 더 이상 궁색한 변명이 필요치 않았다. 어느 덧 머리가 반백이 아니라 올백이 되어 가고 있고 시력감퇴로 인해 안경을 벗으면 초점이 흐려져 사람과 사물을 구분할 뿐 정확하고 구체적인 정황과 상황을 판단하기가 쉽지않아 아마도 불청객 노안현상이 찾아 온 것이 틀림이 없다. 따라서 쉽게 피로가 오고 피곤해 지는 것도 이러한 노화현상이 주요 원인이라는 생각을 어렵지 않게 하게된다. 더군다나 과거가 떠 오르고 그리워지는 감성마저 한 몫 거들어 “마음만은 청춘이다”라는 말 조차 애써 무시해 보려고 하지만 오히려 마음이 서글퍼 진다. 주님께 위로를 받고자 심방을 요청하니 주님은 아무 말씀도 하지 않으신다. 묵묵부답의 의미는 무엇일까? 자신의 귀신들린 딸을 고쳐 달라고 숨 넘어가듯 애걸복걸 눈물로 간청하는 가나안 여인에게 들은 척도 대꾸도 하지 않으셨던 무시의 일종일까. 이런 저런 생각을 하던 끝에 이렇게 결론을 내렸다. 주님은 노화현상을 겪지 않으셨다. 주님은 33세에 죽으시고 사흘만에 다시 부활하사 승천하셨기 때문이다. “해 아래 새 것이 없나니 ….. 바람을 잡으려는 같이 헛되고 헛되도다” 라고 기록한 전도서의 말씀과 같이 세상과 자연의 이치에 따른 현실과 사실은 인정하되 긍정적 사고와 적극적이며 능동적인 대처는 위기의식에서 벗어 나는 동기부여가 된다. 나아가 신앙적 믿음과 소망 그리고 사랑을 통해 극복과 회복을 이루는 능력의 원천이 될 수 있다. 즉 세상적 육적 관점과 의식에서 영적 신앙적 관점과 의식의 변화를 통해서만이 가능하다는 생각을 하며 스스로에게 용기를 주고 위로를 해 본다. 그래도 억울한 마음에 정확한 원인규명을 위해 병원에 찾아가 의사 선생님의 진단을 받아봐야 할텐데 하면서도 차일피일 미루며 우물쭈물하게 되는 이유는 무엇일까? 혹시 이런 진단이 나오지는 않을까 두려워 하는 것은 아닐까? “늙어서 그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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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ugust 2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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