찜통더위가 기승을 부리고 있는 최근에 갑자기 강한 바람이 예고도 없이 들이 닥쳤다.
집안에서도 심상치 않은 바람이라고 감지할 만큼 거센 바람이었으나 다행히 그 바람은 자신이 초청받지 못한 불청객이었음을 알았는지 그리 길게 머물지 아니하고 잠시 인사차들린 듯 스쳐 지나가 버리기에 안도의 숨을 쉴 수 있었다. 그러나 다음 날 아침 주위를 돌아보니 곳곳에 예상보다 큰 바람의 흔적이 남아 있었다. 거리에는 온통 바람에 부러져 날린 나뭇가지들로 가득했는데 바람의 영향으로 상처받은 나무마다 차이가 있었다. 어떤 나무는 가지만 부러진 것이 있는가 하면 어떤 나무는 몸통이 꺾인 채 겸손히 고개 숙인 나무도 있었고 심지어 큰 가로수마저 뿌리째 뽑혀 주택의 지붕에 힘겨운 듯 기대어 쓰러져 있었다. 나는 순간 가슴이 덜컹하며 방향을 바꿔 집으로 쏜살같이 달려갔다. 평소에도 마음에 걸렸던 큰 나무들이 뒷마당에 있고 또한 나의 침실이 바로 지붕아래 위치해 있어 확인해야겠다는 급한 마음에서였다. 현장에 도착해보니 이상하리만치 뒷마당의 나무는 지난 밤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미동도 하지 않은 채 꽃꼿하게 제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 평소에 떨어지는 낙옆으로 인해 천덕꾸러기로 여겼던 나무가 오늘은 제 자리를 흔들림 없이 지켜 고마운 마음 조차 들었다. 그러나 만일에 이 나무가 바람에 쓰러졌을 때를 가정하니 불안감이 다시 살아났다. 우리 집에 미치는 영향은 어떠한가를 알아봐야겠다는 생각에 나무의 높이와 나무에서 집까지의 거리(길이) 등을 대충 눈대중[eye measurement]으로 측정해 보았다. 간접충격의 영향은 있어도 직접적인 피해는 피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에 다소 안심할 수 있었다. 그렇다면 똑같은 바람의 영향을 받은 나무들이 왜 이처럼 차이를 드러낼까? 하는 것이 궁금해 다시 그 피해현장으로 달려가 보았다.그 이유는 전문가가 아니더라도 목격장소에서 어렵지 않게 발견 할 수 있었다. 몸통이 꺾인 나무는 속이 비어있었고 뿌리가 뽑힌 나누는 뿌리가 견고하게 뿌리내리지 못했다는 것을 한 눈에도 알 수 있었기 때문이다.이것은 굳이 확인작업에 들어가지 않아도 기본적인 상식이요 진리가 아니던가. 결국 건강한 나무인지 아니면 속 빈 나무요 뿌리가 깊지 않은 병든 나무인지는 바람의 영향이 가름하여 주었다. 그렇다면 역시 신앙생활에서도 시련이나 시험 그리고 고난과 핍박으로 표현되는 바람의 영향 또한 그대로 적용되는데 그때 나타나는 반응에 따라 건강한 그리스도인인지 아니면 병든 그리스도인인지가 구분된다는 말이다. 아울러 이 같은 자연재해인 바람의 영향으로 나타난 현상보다도 더욱 경계하고 두려워해야 할 것은 지금 이 시간에도 타락한 세상으로부터 제한 없이[unlimited] 그리고 형체 없이[formless]불어대는 온갖 오염된 바람의 영향으로 가정과 사회와 국가가 그리고 세상이 속수무책[束手無策] 흔들리고 무너지고 파괴되어가고 있는 현실을 우리는 바르게 진단[診斷 - diagnosis]하고 직시[直視 - look squarely]해야 만 한다. 특히 이럴 때 일수록 그리스도인들의 신앙은 좌로나 우로나 치우치는 요동과 변함이 없이 더욱 견고하게 자신의 자리를 지키며 역할을 다해야 할 것이다. 우리가 잘 아는 데로 바람이 미치는 영향에 대해 성경은 이렇게 교훈하고 있다. “그러므로 누구든지 나의 이 말을 듣고 행하는 자는 그 집을 반석 위에 지은 지혜로운 사람 같으리니 비가 내리고 창수가 나고 바람이 불어 그 집에 부딪히되 무너지지 아니하나니 이는 주초를 반석 위에 놓은 연고요 나의 이 말을 듣고 행치 아니하는 자는 그 집을 모래 위에 지은 어리석은 사람 같으리니 비가 내리고 창수가 나고 바람이 불어 그 집에 부딪히매 무너져 그 무너짐이 심하니라” [마태복음7: 25-27] 이 말씀이 우리 자신을 바람의 영향에서도 견고하게 지켜 주는 말씀이 되기를 기대한다. 뒷마당의 나무가 변함없이 자리를 지켜 준 것만으로도 내가 고마워했던 것처럼 우리 하나님도 세상에 보냄을 받은 교회가 그리고 성도가 보내신 하나님의 의도와 목적대로 자리를 지켜 주는 것만으로도 고마워 하시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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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임목사 칼럼In His Plan, In His Place, In His TIme! Archives
August 2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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