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간 있었던 일이다.
빌딩 출입구 한쪽에 붙어있던 교회간판이 땅바닥에 떨어져 있었다. 강력 본드를 사용해 붙였음에도 떨어져 이상하다는 생각은 하였으나 외부의 불순한 소행까지는 전혀 의심하지 않았다. 그리고 다음 날 금요 기도회를 드리기 위해 교회 현관에 들어서다 피가 꺼꾸로 끓어 올랐다. 떨어져 빈 교회간판 자리에 버젓이 Reading Tarot 이라는 서양 점쟁이 간판이 붙어있는 것이 어두운 밤이었지만 내 눈에 크게 그리고 선명하게 들어왔기 때문이다. 언제 생겼는지도 모르게 슬그머니 빌딩 한구석에 서브리스하고 있었던 것이다. 나는 교회에 들어서자마자 늦은 시간임에도 실례를 무릎 쓰고 슈퍼바이저(관리인)에게 전화를 걸어 간판사건에 대해 화풀이 하듯 전달했다. 그러나 그도 모르는 일이었다고 하면서 내일 아침 출근해서 꼭 원상복구 하도록 하겠다는 약속을 받아냈다. 예배인도를 위해 예배당에 앉아 있었으나 분한 마음에 몸까지 떨리고 있었다. 어째든 애써 성도들 앞에 차분하게 보이려고 노력했으나 감정을 감추기는 역부족이었다. 말 마저 흔들리는 것을 내가 느끼고 있었기 때문이다. 교인들에게 나는 이렇게 말의 포문을 열었다. “내일 당장 무슨 수를 써서라도 해결해서 원상회복 시켜라 그 과정에서 혹 민사, 형사상 책임을 물어야 할 상황이 발생하면 내가 책임을 지겠다. 아니면 내가 그 간판을 박살내겠다”고 하며 마치 교인들을 전장에서 온 몸을 던져 싸워 반드시 승리를 쟁취해야만 한다고 전의를 북돋아 주기 위한 건지 아니면 엄포를 하는 건지 모를 발언까지 서슴지 않았다. 그리고 모든 기도회를 마치고 현관으로 내려가니 일부 교인들이 웅성웅성 대고 있었다. 그렇지 않아도 기도회전에 올라오면서 그 점쟁이 간판을 발견한 즉시 떼내지 못해 마음이 불편했는데 누군가 이미 떼내는 과정에서 부서져 버린 것이다. 한마디로 내가 사고 치겠다고 큰 소리 친 일을 다른 교인이 대신하니 속이 후련하긴 하나 다른 한편으로는 걱정도 되었다. 내일 아침 이성적으로 젊잖게 해결하기로 모 집사님이 약속까지 한 마당에서 벌어진 일이었기 때문이다. 다음 날 아침 슈퍼바이저에게 전화가 걸려 왔다. 간판을 무례하게 붙인 사람들에게 야단을 치고 부서진 그들 간판을 완전히 떼어 교회 간판을 붙일 수 있도록 공간을 비워 두었으니 더 이상 아무 걱정하지 말라는 위로의 말까지 덪 붙혀서 말이다. 그리고 잠시 후 해결사로 나선 집사님의 개선장군과 같은 승전 보를 뒷 이야기를 담아 들을 수 있었다. 슈퍼 바이저가 얼마나 그들에게 화를 내며 야단을 치는지 자신도 깜짝 놀랐다는 것이다. 너무 고마워 아무래도 사례를 좀 해야 하지 않겠느냐는 말이 나올 정도였다. 나는 이렇게 말했다. “그가 우리교인보다 낫네” . . . . . 물론 속으로 그랬다. 주일 아침 교회 입구 현관에 다시 걸려있는 소중하고 자랑스러운 교회간판을 보면서 손을 가슴에 얹고 교회에 대한 맹세라도 엄숙하게 하고 싶었다. “나는 자랑스러운 뉴욕정원교회 간판앞에….” 치열했던 전선에서 잃어버린 고지를 되 찾아 깃발을 다시 꽂은 감격이랄까! 교회를 무너뜨리기 위해 수단방법을 가리지 않고 달려드는 마귀들이 득실거리는 이 세상에서 주님의 몸 된 교회를 더욱 잘 지키겠노라고 말이다. 그러면서 다시 한번 우리에게 약속하시고 명령하신 말씀을 상기해본다. “하나님께서 사람(뉴욕정원교회)을 지으시고 그들에게 복을 주시어 생육하고 번성하라 땅(맨하튼)을 정복하라” 나는 사고친 교인을 떠 올리면서 은근히 고마운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교회를 위해 분연히 일어나 점쟁이 간판을 깨부수고 용기있게 사고 친 교인이 나는 좋다. 이것 저것 손익을 따지고 계산하고 연구하다 아무 것도 못하는 교인보다 낫다는 생각이 들기 때문이다. 우리가 교회와 주님을 위해 사고 치면 누가 책임져 주실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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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임목사 칼럼In His Plan, In His Place, In His TIme! Archives
8월 2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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