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새해 표어는 시편 23편, 특히 5절 “주께서 내 원수의 목전에서 내게 상을 베푸시고 기름으로 내 머리에 바르셨으니 내 잔이 넘치나이다” [You prepare a table before me in the presence of my enemies. You anoint
my head with oil; my cup overflows] 를 주제성구로 “하나님의 기름 부으심을 받는 해”라고 정했다. 머리에 기름을 바른다는 것을 문자적으로 번역하면 동백기름이나 헤어 로션, 헤어 크림 또는 포마드로 머리털에 발라 광택과 방향(芳香)을 내고 머리를 가지런히 다듬는 것을 연상할 수 있다. 그러나 시편 23편 5절에 나오는 이 말은 이러한 이해와는 무관하다. 5절 전체는 잔치 분위기를 묘사한 것이다. 고대 근동에서는 손님이 집으로 들어올 때 주인이 입구에 서서 그 손님의 머리에 기름을 발라서 그를 정중하게 맞아들이는 풍속이 있었다. 때로는 들어오는 손님에게 향수를 뿌려 주기도 했다고 한다. 하루는 예수님께서 시몬이라는 바리새파 사람의 집에 손님으로 초대받아 가셨을 때, 시몬이 상은 잘 차렸는지 몰라도, 예수님의 머리에 기름을 발라 드리지 않아 예수께서 그 사실을 지적하시면서 시몬을 나무라신 적이 있다. “너는 내 머리에 감람유도 붓지 아니하였으되 ……”(눅 7:46)라고 하셨다. 특히 표준 새 번역에서는 좀더 구체적으로 이렇게 본문을 기록하고 있다. “주께서는, 내 원수들이 보는 앞에서 내게 상을 차려 주시고, 내 머리에 기름 부으시어 나를 귀한 손님으로 맞아 주시니, 내 잔이 넘칩니다” 그런 의미에서 시인은 지금 하나님의 귀한 손님이 되어 하나님의 식탁에 초대받고 있다. 그리고 하나님은 그를 정중한 손님으로 맞이하신 것이다. “내 잔이 넘친다”라는 표현에서처럼 아쉬움이 없는 풍성한 접대를 뜻한다. 이렇게 본문의 의미를 새롭게 음미해 볼 때 하나님의 집에 귀한 손님으로 정중하게 초대받아 풍성한 식탁의 대접을 받은 시인의 감격이 부럽기만 하다. 그러나 하나님은 이런 나의 심정을 아셨는지 지난 7박8일의 한국방문을 통해 시편 23편의 기자인 다윗이 부럽지 않은(?) 경험을 하고 돌아오게 하셨다. 가는 곳마다 만나는 사람마다 분에 넘치도록 융숭한 대접을 베풀어 주셨다. 한번은 식사에 초대해 주신 분께서 미국에서 태어나 처음 한국을 방문해 함께 동행한 아들에게 이렇게 말씀하시는 소리를 들을 수 있었다. “이 음식은 V.I.P 손님들에게만 대접하는 것이란다” 비록 아들은 입맛에 맞는 음식이 없어 구경만 할 뿐이었지만 분명 아빠와 아들에게 동시에 자부심과 뿌듯함을 느끼게 해 주는 위로와 격려의 말이었다. 이렇듯 귀중한 손님으로 상을 베푸는 입장에서의 원인에 대해 베푸는 당사자들의 의도와 생각에 따라 다를 수 있으나 특히 교인, 부모님들의 경우에는 이런 원인을 빼 놓을 수 없었다. 여러 부모님들과 함께 초대된 자리에서 이런 말을 한 기억이 있다. “자녀들의 극성으로 제가 대접을 잘 받습니다” 라고 먼저 운을 떼었더니 한 아버님께서 “목사님! 눈치 채셨군요” 하시고 크게 웃으시며 말을 받으셨다. 귀중한 손님으로 상을 베풀어 주시는 데는 배후에서 조정하는 인물이 있었다는 말이다. 사실 자녀들이 한 교회를 섬기는 일이 없었다면 그 분들도 나도 아무런 연관이 없었을 것이고 따라서 피차 상을 베풀어 주시거나 귀중한 손님으로 대접을 받을 아무런 이유가 없다는 말이다. 그 동안 기회만 있으면 교인들에게 “여러분은 축복의 통로입니다. 그리고 여러분은 반드시 영향력 있는 인물(그리스도인)이 되어야만 합니다” 라고 강조하며 가르쳤는데 오히려 나에게 열매로 돌아온 결과가 되었다. 그렇다면 반면에 귀중한 손님으로 그토록 극진한 상을 받을 수 있었던 입장에서의 원인은 무엇일까? 역시 배후는 있는 것일까? 있다면 과연 배후 인물은 누구인가?를 스스로 반문해 본다. “여호와는 나의 목자시니” 로 시작하는 시편 23편은 먼저 시인의 배후를 분명히 밝히고 있는 것과 같이 나도 이렇게 큰 소리로 단언하고 고백한다. “나의 배후는 바로 하나님이십니다” 배후에서 조정하시는 하나님의 영향력 아래에 있는 한 “내 잔이 넘치나이다” 의 감격적인 고백은 계속 될 것이다. P.S 한국방문 중에 귀중한 상을 베풀어 주신 모든 분들에게 머리 숙여 깊은 감사를 표합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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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ugust 2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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