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인 인터뷰](19)뉴욕정원교회 주효식 목사기독교가 적극적으로 문화 찾아와 누려야 [2009-08-28 13:13]
한국은 짧은 기독교 역사를 가졌음에도 불구하고 가장 활발한 선교활동을 펼치고 있는 나라로, 해외에 흩어져 사는 한인들은 고국보다 더 뜨거운 열정으로 선교에 앞장서고 있다. 교회는 이민사회서 가장 중요한 한인커뮤니티다. 미국으로 건너 온 첫 한인들은 인천의 교인들이 중심이 되었으며, 1965년 이후 새로운 이민법에 따라 미국으로 이주한 이들도 교회를 사회활동의 중요한 터전으로 생각했다. 교회를 통해 고국의 소식을 듣고, 교회에서 교제하며 서로의 안부를 묻는다. 공항에 내린 첫 순간부터 교회의 안내를 받아 집을 구하고, 직장을 구하고, 자동차를 등록하고, 자녀들을 취학 시키는 등 생활 전반적인 것까지 교회는 친형제 이상으로 도움을 줬다. 교회와 사회는 뗄레야 뗄 수 없는 존재다. 교회의 사회정치 참여를 긍정적으로 바라보던 부정적으로 바라보던 지금까지 교회가 부패했을 때 사회도 부패했고 교회가 건강할 때 사회도 건강했다. 본지는 이처럼 중요한 기능을 감당하고 있는 뉴욕·뉴저지 지역 40개 교회의 담임 목회자를 만나 청소년 사역, 교회의 사회적 책임, 뉴욕교계의 부흥 등 다양한 이슈들에 대한 목회자들의 의견을 듣는다. 40개 교회는 각 교단별로 안배했으며 그 19번째로 뉴욕정원교회를 담임하고 있는 주효식 목사를 만났다. 뉴욕정원교회는 연간 4천 만명이 드나드는 맨하탄 32가에 자리잡고 있다. 문화의 본질인 하나님 나라의 문화를 보여주는 것을 비전으로 삼고 있는 뉴욕정원교회는 문화 사역을 통한 전도의 일환으로 가스펠 카페를 운영하고 있다. 매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8시까지 열려있는 카페에는 다양한 사람들이 드나든다. 맨하탄으로 몰려드는 유학생, 관광객 등 다양한 사람에게 복음을 전하고 있는 뉴욕정원교회는 하나님 문화의 회복을 위해 브로드웨이 극장을 성전으로 꾸미는 비전을 갖고 지금도 기도 중이다. -정원교회는 문화 선교에 대한 비전이 강하다. 어떻게 이런 목회를 하게 되었는가. ‘내가 이렇게 목회를 하겠다’고 계획한 일은 아니었다. 아버지는 보수적이고 전통적인 장로교 목회자셨다. 신앙의 그늘 아래서 자랐지만 예배당이 획일화될 필요는 없다고 생각했다. 70년대 한국엔 DJ박스가 있는 다방문화가 유행하지 않았는가. 어딜가나 예쁜 카페나 식당은 많았다. ‘예배를 이런 곳에서 드리면 좋겠다’고 생각하곤 했다. 그러다보니 자연스레 문화와 목회를 연결시키게 됐다. 큰 십자가가 달린 정형화 된 교회에는 대중들이 찾기 힘들다. 보이지 않는 문턱이 존재하는 것이다. 하지만 식당이나 카페는 누구나 찾는다. 교회 역시 대중들이 스스로 찾아올 수 있는 장소가 되어야 한다. 수가성 여인이 어디서 예배해야할 지 고민하며 질문할 때 예수님께서는 “이산도 저산도 아니다 신령과 진정으로 예배할 때가 온다”고 하셨다. 누가 모여 어떻게 예배드리는지, 하나님의 임재가 있는 지가 중요한 것 아닌가. 지금은 문화의 시대다. 어느 분야든 문화가 미치는 영향력이 크다. 기독교가 문화를 보다 적극적으로 활용한다면 복음을 잘 전할 수 있다. 복음은 메세지로만 전하는 것이 아니다. 언어 뿐만 아니라 하나님께서 만드신 자연 환경, 문화가 모두 복음을 전하는 도구가 될 수 있다. 춤, 노래, 그림…얼마든지 메세지를 전달할 수 있는 것 아닌가. -정원교회가 5년이 됐다. 그동안 어떻게 목회했는가. 교회가 지속되려면 목회자의 달란트, 교회가 받은 꿈과 사명, 지역적 특성 세 가지가 부합해야 한다. 우리 교회는, 내가 문화를 좋아하는 것을 발견하게 됐고, 문화와 관련된 일에 종사하는 인재들이 거리에 즐비하고, 방문객들이 많은 맨하탄의 지역적 특성이 우리 교회만이 가진 사명과 들어맞는다. 내가 맨하탄에 교회를 개척한다고 했을 때 많은 이들이 말렸다. 그 이유는 상주 인구가 많지 않고 여행객, 유학생이 대부분인 맨하탄이 목회지로서 적합하지 않다는 것이었다. 하지만 교인 수가 얼마가 되던 상관하지 않고, 나그네를 섬긴다고 생각하면 맨하탄은 최고의 목회지다. 뉴욕정원교회는 누가 오던 복음을 접하고만 가면 그것으로 만족한다. 처음 발을 디딘 사람이 ‘교회는 편안한 곳’임을 느끼고, 불신자들이 교회에 대해 갖고 있던 선입견을 버리고 간다면, 그래서 스스로 자연스럽게 교회로 들어온다면, 그것이 효과적인 전도 아닌가. -이 지역은 어떻게 오게 됐는지 내가 꿈꾸는 목회상은 있었지만 어떻게 해야할 지 막연했다. 20년 간 한국, 호주, 미국에서 요나가 물고기 뱃속에 들어갔다가 토해지는 것과 같은 경험을 했다. 어디서 목회해야할까 고민하던 중 ‘맨하탄’을 떠올리게 됐다. 그 날로 나가 두 달동안 맨하탄 32가 코리아타운을 하루 종일 걸어다녔다. -목회관은 무엇인가 이제는 전문가 시대다. 한 사람이 모든 것을 다 하기 힘들다. 분야별 전문가에게 맡기고 가야 한다. 전문인 사역자가 필요하다. 영적인 것은 목사가, 음악, 무용, 방송 등의 분야에는 전문가가 맡아야 한다. 잘하는 일을 하나님을 위해 써야한다. 그래서 우리 교회에는 구경꾼이 없다. 하다 못해 청소라도 열심히 한다. 움직일 수 있는 사람만 남는다. 우리 교회가 5년 째 맨하탄에 자리잡고 있는 것은 그냥 되는 것이 아니다. 어둠의 세력을 물리쳐 달라고 매일 밤 9시부터 11시까지 뜨겁게 기도하고 부르짖는 청년들이 있다. 교인들의 믿음과 기도, 헌신으로 우리 교회는 서있는 것이다. 강요하지 않아도 기도하지 않으면 죽는다는 것을 아는 성도들이 뜨겁게 기도한다. 맨하탄은 갈 곳 없는 인재들의 천국이다. 인재가 준비되어 있는 곳이다. 그야말로 황금어장이다. 해외로 나가지 않아도 선교가 되는 곳이다. -교회와 사회 사이에는 문화의 갭이 크다. 어떻게 간극을 좁힐 수 있나. 세상은 디지털로 모든 것이 돌아가는 데 교회는 아직도 아날로그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한인 교회는 성전 짓는 데 투자하고 있다. 세상은 문화를 이용한다. 반면 교회는 6-70년대 문화 수준에 머물러있다. 영적 지도자들의 사고 방식이 바뀌지 않는다면, 따라가려고 애써도 따라갈 수 없다. 지도자들의 정신부터 바뀌지 않으면 안된다. 한인 교회 영적 리더십은 문화에 대한 목적과 방향을 잃었다. 문화를 이용한다고 하지만 생색내기에 그치고 있다. -눈이 감긴 이유는 기성세대 중 일부는 아직까지도 기타나 드럼이 찬양의 도구가 아닌 마귀의 도구라고 생각한다. 어쩔 수 없이 교회 내로 악기가 들어오는 것을 허락하기는 했지만 불편함은 아직 남아있다. 고정관념과 비본질에 얽메여 받아들이지 못하는 것이다. 2세는 달라야 한다. 눈을 뜨고 민감하게 움직이면서 앞서가지 않으면 안된다. 2세가 여호수아와 갈렙이 될 수 있도록 1세가 모세의 역할을 해야한다. 배경을 만들어주는 것이 1세의 사명이다. 1세는 인재를 위해 기도해야 한다. 교회는 종합 예술 센터다. 모든 부문을 아우르는 공간이다. 성도들은 사명 의식을 갖고 맡은 자리에서 전문가로서 역할을 해야 한다. -비전은 무엇인가 사단이 문화를 주도적으로 이용하고 있지만 문화는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주신 것이다. 적극적으로 가서 찾아와야 한다. 찾아와서 역으로 전해야 한다. 직접적인 메세지 뿐 아니라 다양한 방법으로 복음을 전하고 싶다. 그래서 불신자를 위한 교회를 만들고 싶다. 사람들이 맨하탄에는 마귀가 득실거린다고 한다. 그러나 그런 곳에 교회가 있어야 한다. 특히 한인 교회가 빛과 소금 역할을 해야한다. 한인 교회가 제사장으로서 주류 사회에 영향력을 갖고 주도적으로 이끌어갔으면 좋겠다. 우리 교회가 한인의 자부심이자 맨하탄의 자부심이 되고 싶다. 세상의 회복을 위해 경제, 문화, 예술의 중심인 뉴욕 맨하탄 브로드웨이의 극장을 성전으로 봉헌하는 것이 꿈이다. 그 안에서 창조 문화의 위대한 작품인 최고의 예배를 드리고 싶다. 물론 극장에서 공연하고 싶어하는 이들을 위해 장소도 개방할 것이다. 교회가 진보적인가 비본질은 언제나 변할 수 있다. 그러나 본질인 복음은 손대서는 안된다. 표현 방식과 도구는 자유로울 수 있어도 그 안에 담긴 내용은 여느 교회보다 보수적이다. 기독교인은 그리스도인으로서의 정체성을 갖고 모든 것을 보아야 한다. 세상 문화와 사상을 갖고 갈 수 없는 길 아닌가. 본질이 흔들려서는 안된다. 인간적인 것, 꾀로는 복음을 전할 수 없다. 오히려 그런 노력들이 화로 돌아온다. 하나님께로부터 모든 것을 공급 받고, 하나님께서 예비한 과정 가운데 이뤄 나가야 한다. 윤주이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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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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